1. 유니버설의 <위키드> 제작 배경
유니버설이 대형 프랜차이즈 IP를 만들고 싶어서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은 결과물이 바로 <위키드>입니다. <분노의 질주> 이후로 또 하나의 대박 시리즈를 노리고 있는 유니버설은 <위키드>를 통해 스튜디오에 위키드 테마 존까지 만들어버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에는 도나 랭글리 회장이 있습니다. 해리 포터 테마 파크와 슈퍼 닌텐도 월드를 성공적으로 개장한 그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까지 영입하며 자율성을 팍팍 보장해줬죠. 이번 <위키드>도 그녀의 큰 업적 중 하나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2. 영화의 구조와 스토리
이번 영화는 원작 뮤지컬처럼 1막, 2막으로 나뉘어 있고, 1년 간격으로 파트 1, 2가 개봉됩니다. 원래 뮤지컬은 1막이 약 1시간 반 정도였는데, 영화에서는 이걸 무려 2시간 40분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한 건 아니고, 엘파바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든지 그녀를 키운 보모 같은 설정이 추가돼서 이야기의 설득력을 더해줬어요. 그야말로 '잘 늘린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죠.
스토리는 서쪽 마녀, 엘파바의 관점에서 진행됩니다. 기존 <오즈의 마법사>에서 악당으로만 보였던 그녀가 사실은 편견과 배제로 인해 고통받은 인물이라는 걸 보여줘요. 엘파바의 이름도 <오즈의 마법사> 원작자인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이니셜에서 따왔다고 하니, 디테일이 살아 있죠.
3. 연출 및 시각적 요소
영화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훨씬 더 크고 화려한 세트와 촬영으로 관객을 압도합니다. 감독 존추의 연출력과 촬영 감독 앨릭스 브룩스의 비주얼 덕분에 관객들은 마치 마법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돼요. 원작 뮤지컬의 넘버와 인물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어서 덕후들도 만족할 수밖에 없고, 예상치 못한 순간 등장하는 특별한 인물들까지 있어 덕후 심장에 불을 지폈습니다.
에메랄드 시티의 명소들이 영화에서는 시각적으로 확 확 펼쳐져서 관객들이 상상할 필요 없이 바로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도서관에서 삐에로가 책을 닫아버리는 장면 같은 원작에 없던 새로운 설정들이나 구조물을 활용한 장면들도 신선했어요. 특히 <디파인 그래비티> 장면에서 엘파바와 마법사가 마주 서서 대립하는 구도는 정말 소름 돋는 멋진 연출이었습니다.
4. 음악적 매력
음악은 역시 스티븐 슈워츠답게 완벽합니다. 기존 뮤지컬의 곡에 새로운 편성과 보컬의 변화를 더해 영화만의 색깔을 입혔어요.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듀엣은 그야말로 최고였고, 특히 신시아 에리보의 보컬 퍼포먼스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의 보컬 스킬과 감정 전달은 엘파바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죠.
아리아나 그란데는 특유의 팔세토와 리드미컬한 보컬로 글린다의 순수함을 잘 표현했습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우정 넘버에서 엘파바와의 첫 만남 순간을 음악으로 표현한 장면은 덕후들 눈물샘을 자극할 만큼 아름다웠어요.
5. 캐릭터와 서사의 전개
영화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엘파바가 겪는 편견과 고난을 강조합니다. 이로 인해 캐릭터 간의 감정 교감과 서사가 더욱 깊어지고,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엘파바의 비극적인 삶과 동물 탄압 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의 고통에 감정이입하게 만들어요.
후반부로 가면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엘파바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회적 낙인을 극복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우정과 대립은 영화의 주요한 감정적 요소로 작용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6. 주제와 상징성
엘파바의 녹색 피부는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오즈 사회에서의 타자성과 편견의 상징입니다. 에메랄드 시티와 마법사에 대한 설정도 오즈 사회의 허상을 비판하고, 엘파바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여성 간의 연대와 경쟁 등 현대적인 해석이 영화에 녹아들어 있어요.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는 단순히 친구 사이를 넘어서, 사회적 편견과 여성 간의 연대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엘파바가 에메랄드 시티에서 마법사에게 대항하며 정체성을 확립하는 순간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감동의 포인트입니다.
7. 더빙판 평가
이번 영화의 더빙판은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대사와 노래를 맡았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신시아 리보의 엘파바와 박케나 배우의 목소리, 그리고 정선아 배우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하이톤이 정말 찰떡궁합이었어요. 특히 한국 공연에서 이미 로컬라이징된 가사와 대사를 그대로 사용해 한국 팬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더빙판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고, 새롭게 영화를 접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8. 마치며...
<위키드>는 그야말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마법 같은 영화입니다. 테마파크 퍼레이드 같은 화려함과 몰입감, 그리고 강력한 서사로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존추 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 화려한 시각적 요소와 감동적인 음악이 결합된 이 영화는 뮤지컬 팬들과 영화 팬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올라타세요, 이 마법의 열차는 여러분을 에메랄드 시티로 데려다 줄 겁니다. <위키드>의 세계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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